서해영, 〈우리들 사이〉, 2019, 그물망, 각종 끈, 가변 크기.

서해영은 산에 올라가서 조각을 하거나 여성들과 함께 태피스트리를 완성하는 등 주로 프로젝트형 작업을 한다. 모든 단계를 영상이나 그림 등으로 기록하고, 참여자와 함께 작품의 의미를 만드는 과정에 주목한다. 그간의 프로젝트는 한 공간에서 특정 대상과 함께 진행했다면, 〈우리들 사이〉는 작업의 규모와 참여자의 범위를 무한대로 넓혔다. 
〈우리들 사이〉는 무한대(∞) 모양으로 설치한 그물에, 서울광장을 지나는 시민들이 실을 엮어 만든 태피스트리 작품이다. 시위가 끝난 사람들, 서울거리예술축제에 참여한 관객, 길을 지나던 가족과 커플은 잔디밭에 모여 그물의 구멍을 실로 채워나갔다. 작가가 먼저 시작한 태피스트리는 나흘 동안 수많은 사람들의 손을 거치면서 갖가지 글씨와 색으로 끊임없이 변했다. 
전시장을 방문한 관객도 작품에 동참할 수 있도록, 작가는 다시 그물을 설치한다. 묶여 있던 실을 피하거나 혹은 연장하거나 아니면 과감하게 가로지르며 그물의 빈틈을 자유롭게 메워보자. 누군가 먼저 남긴 흔적을 따라 실을 연결하는 동안, 서로 알지 못하더라도 우리는 결국 이어져 있음을 자연스레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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