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아람, 〈퀴어의 방〉, 2018, 단채널 영상, 컬러, 사운드, 00:29:24.

권아람은 퀴어, 트렌스젠더와 같은 소수자 이야기를 다큐멘터리 형식에 담는다. <퀴어의 방>은 자신의 방을 지키려는 퀴어 4인의 인터뷰를 담은 단편 영화이다. 으레 집이라면 누구에게든 아늑하고 편해야 하는데, 어떤 사람들은 억압당하거나 폭력에 시달린다.
네 명의 인터뷰이는 덤덤하게 자신이 원가족으로부터 겪었던 아픔을 이야기하면서 온전하게 자기만의 방을 갖는 것이 왜 소중한지를 말한다. 그들은 겨우 몸뚱어리, 캐리어 하나 달랑 가지고서 자기만의 방을 찾아 나섰다. 누구는 텐트 안에 살고, 누구는 남의 집에 빌붙어 살 수밖에 없지만, 모두 행복하다. 내가 나일 수 있는, 타인의 폭력이 침투하지 못하는,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할 수 있는, 그런 공간이 절실했기 때문에. 
새로운 공간에서 만난 이들은 모여 또 하나의 가족이 되었다. 같은 고민을 공유하는 서로를 보며, 내일을 살아갈 용기를 얻는다. 그리고 다시 한번 도약을 준비한다. 언젠가 방 밖을 나와 마주할 모든 공간에서 자신을 숨기지 않고 드러낼 순간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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