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충열, 자청, 〈가상의 페미니스트 아티스트 레지던시를 위한 안전망〉, 2022, 천에 인쇄, 가변 크기.

노뉴워크는 페미니즘을 지향하는 시각 예술 콜렉티브이다. 〈가상의 페미니스트 아티스트 레지던시〉는 주류 중심으로 굴러가는 사회 뒤에 감춰진, 때문에 누군가에게는 존재하지 않았던 자들의 목소리를 불러오는 장소다. 

‘페미니스트 아티스트 레지던시’는 가상의 거주형 작업실이다. 노뉴워크는 부산, 전주, 양평, 제주, 캐나다 등 다양한 지역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을 레지던시에 초대했다. 이들은 각자 살아온 삶을 서로 존중하며, 여성 예술인으로서 겪었던 일을 나눈다. 그러고는 레지던시 구성원 모두가 동의하는 약속을 만든다. 이를테면 “서로의 차이를 경험하고 서로에게 배우기”, “누구나 실수할 수 있으므로 변화할 기회를 제공하기” 등등. 그것은 일견 자연스러워 보이지만 사실상 자주 잊거나 외면하는 내용이다. 

노뉴워크는 긴 천에 규칙을 새기고, 누구든 따뜻하게 감싸 안으려는 듯 둥근 통로 모양으로 설치한다. 천 사이를 자유롭게 지나다니며 글을 읽는 동안, 과연 우리가 이 당연한 내용을 잘 지켜왔는가를 생각할 수 있을 테다. 그들은 규칙을 정한 데서 그치지 않고, 직접 실천하려면 서로 어떻게 노력해야 할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대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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